자신이 가르쳐 온 초등학생을 성추행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된 동화작가의 대표작이 서점에서 계속 판매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한겨레는 15일 직접 가르치던 11살 초등학생을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아온 어린이동화작가 한예찬(53) 씨에게 1심에서 2년6개월의 실형이 선고되었습니다고 보도했습니다.
지난해 12월 3일 수원지법 형사15부(재판장 조휴옥)에서는 13살 미만 미성년자 위계 등 추행(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동화작가 한 씨에 대한 선고 공판이 열렸습니다.
재판부는 이날 한 씨에 대해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습니다. 이와 함께 40시간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3년 취업금지도 명령했습니다.
한 씨는 잘못된 판결이라고 주장하며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습니다. 검찰도 형량이 적다고 판단해 항소한 상태입니다.
한 씨의 아동성추행 혐의에 대한 공판은 2018년 하반기부터 21차례나 열렸습니다. 피해아동은 공판에서 입술에 뽀뽀하거나 껴안는 등의 성추행 내용을 비교적 명확하게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명 동화작가인 한예찬 씨는 지금까지 100권이 넘는 아동도서를 출간했습니다. ‘겨울왕국에서 온 요정 아나스타샤’, ‘딱 99일 간만 널 사랑할 수 있어’ 등 판타지 소설과 ‘서연이와 선화공주’, ‘서연이와 평강공주’ 등 한국사 관련 작품을 발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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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7월부터 경찰 수사를 받기 시작한 한 씨는 이듬해 7월 재판에 넘겨져, 수감되기 전까지 24권에 달하는 책을 추가로 출간했습니다.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지만 피해아동 부모는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한 씨가 출간한 책들이 계속 판매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피해아동 부모는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아이들과 동네 공공도서관에 갔는데, 동생이 그 사람 책을 꺼내 들고는 이 책을 읽어도 되냐고 물었다고 해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다 묻고 살고 싶어요. 하지만 그 사람의 책과 동요가 아이들에게 노출되는 것은 막아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습니다.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누리집에는 한 씨의 이름으로 책이 여전히 검색된다. 서울시교육청 소속 16개 어린이도서관 통합 누리집에서도 마찬가지다. 교보문고, 예스24 등 주요 서점 온라인몰에서도 한 씨의 책을 구매할 수 있는 것으로 나온다.
유죄가 확정돼도 한 씨가 과거에 쓴 어린이 대상 출판물 처리 방법은 마땅히 없다. 문제가 되는 작가의 출판물 처리에 대한 법적 근거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출판사 가문비어린이는 아동 성추행에 따른 실형 선고를 받은 한예찬 동화작가의 도서가 대형 서점에서 노출하지 않게 회수하고, 반품하도록 조치했습니다고 했습니다.
가문비어린이는 이날 인터넷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한 작가 성추행 실형선고와 관련해 온라인 서점 사이트에 판매되던 도서를 내렸습니다”며 “오프라인 서점도 매대 노출을 하지 않고 반품을 원할 시 모두 받기로 했습니다”고 알렸습니다.
오픈마켓 등에 올라온 도서는 불특정 다수의 판매자들이 올린 것이며 가문비어린이와는 관계없음을 알린다”고 했습니다.
‘서연이 시리즈’로 널리 알려진 인기 작가인 한씨는 직접 가르친 11세 초등학생을 27차례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돼 2018년 하반기부터 재판을 받아왔습니다. 재판을 받고 있는 동안에도 그의 책은 출간돼왔습니다.
뉴시스 등에 따르면 가문비어린이는 한 작가를 상대로 한 경찰 수사가 시작된 2017년 7월부터 지난해까지 24권을 출간했습니다.
한 작가는 지난해 12월 수원지법 형사합의 15부(부장판사 조휴옥)에서 1심 결과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이 되었습니다.
가문비어린이 관계자는 뉴시스에 “1심 이후로는 책을 내지 않았다”며 “출간을 앞둔 책들은 취소한 상황이고, 이미 나온 책들은 계약관계상 문제로 법적인 부분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약정상 계속 판매 의무 조항 같은 것이 있습니다”며 ”이런 부분을 작가와 직접 이야기해야 하는데, 수감돼 있습니다 보니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나아가 “전면 판매금지 등의 조치는 계약문제 때문에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습니다”고 덧붙였습니다.
법조계에 따르면 법원은 더불어 한 작가에게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3년 취업금지도 명령했습니다. 이에 한 작가와 검찰은 각각 항소한 상태입니다.
한 작가는 초등학생용 판타지 역사물이자 한부모 가정에서 자란 서연이를 주인공으로 한 시리즈로 인기를 얻었으며, 역시 판타지 형식을 빌려 미성년자와 어른의 사랑을 다룬 책인 ‘틴틴 로맨스 시리즈’를 출간했습니다. ‘사랑에 빠지는 요술 초콜릿’도 대표작이며, 또 10~11세 여아를 위한 성교육 도서인 ’미소의 비밀 노트’를 쓰기도 했습니다.
한 작가의 실형 및 법정구속 소식에 네이버를 비롯한 커뮤니티에서는 책 불매를 제안하는 글도 올라왔습니다
한편 한 작가는 친분이 있는 아동의 의사에 따라 입술 뽀뽀만 하거나 자연스럽게 안기는 등 스킨십을 한 것으로 위력에 의한 추행은 없다고 반박해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