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6일 미국 제약사 노바백스와 2000만명 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코로나19) 백신 계약을 체결했습니다고 했습니다. 국내 기업 SK바이오사이언스가 기술이전을 받아 국내 공장에서 직접 백신을 생산할 예정입니다. 정부는 노바백스 백신 접종을 2분기부터 시작합니다고 했습니다.
미국 메릴랜드 주에 본사를 두고 있는 노바백스가 설립 34년 역사상 처음 개발한 ‘NVX-CoV2373’은 단백질 기반의 백신입니다.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항원)의 일부를 선별하고, 이를 유전자 재조합 기술을 이용해 바이러스 단백질 조각을 만든 뒤, 나노입자 형태로 인체에 주입합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체 세포에 침투할 때 사용하는 바이러스 표면 단백질인 ‘스파이크 단백질’과 주변 당 분자를 제조해 보조 물질과 함께 투여합니다. 이런 이유로 ‘합성항원’ 또는 ‘재조합 단백질’ 백신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노바백스를 포함해 중국 클로버 제약과 호주 퀸즐랜드대도 이런 방식의 백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노바백스 백신은 미국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보다 배포나 보관이 더 쉽습니다. 미국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이 저온 냉동 보관이 필요한 것과 달리, 노바백스 백신은 일반적인 냉장고 수준인 2~8도의 온도에서 저장할 수 있습니다. 냉장고에서도 최대 3개월 동안 안정적으로 보관이 가능한 것도 장점입니다. 노바백스는 현재 연간 최대 10억명 분의 백신을 생산할 수 있는 백신 공장을 전 세계에 세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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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바백스는 지난해 1월 백신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이후 5월 후보물질 개발을 마치고 임상시험에 들어갔습니다. 6월에는 미국 정부가 노바백스의 백신 임상시험과 제조에 16억 달러(약1조7702억 원)를 지원했습니다. 8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4400명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 2상을 시작했습니다. 다음 달인 9월 영국에서 약 1만5000명의 지원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3상을 시작했습니다.
노바백스는 지난달 28일 해당 임상시험들에 대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결과에 따르면 영국 임상 3사에서는 89.3%의 코로나19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임상시험에는 65세 이상 참가자도 27%나 포함돼, 고령층 효능 논란을 겪고 있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달리 고령층에 대한 효능도 증명했습니다는 평가입니다. 영국에서 확산 중인 변이 바이러스에도 85.6%의 예방효과를 보였습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임상시험에서는 60%의 예방효과가 확인되었습니다.
다만 참가자 중 후천성면역결핍증(에이즈·AIDS)에 양성을 보인 사람을 제외한 결과로 이들을 포함할 경우 예방 효과가 49.4% 정도로 나타났습니다.
남아공에서 진행한 임상 2상에서는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를 따로 구분해 효능을 측정하진 않았지만 임상 참가자에게서 발견된 코로나19 바이러스 중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가 90%을 넘게 차지해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코로나19 백신 효능 임상 기준은 50%입니다.
노바백스 백신은 이같은 임상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올 여름 미국에서 긴급사용 승인을 받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15일(현지시간) "노바백스 백신이 조만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와 영국에서 긴급사용 승인을 받게 될 것"이라며 "미국에서 승인을 받는 네번째 백신이 될 것"이라 전했습니다
노바백스는 지난해 12월 미국과 멕시코에서 약 3만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도 시작했습니다. 시험을 위한 백신 제조물량 부족 등 일부 문제를 겪었지만 최근 다시 제조에 속도를 내며 임상 시험 참가자 모집까지 빠른 속도로 마무리했습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17일 요양시설·병원의 입원·입소자, 종사자 중 만 65세 이상 고령층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2분기 내 시작된다고 했습니다. 접종 여부는 4월께 결론 내릴 것으로 보입니다.
투약 백신과 관련해서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외에 화이자, 노바백스 등도 검토 대상이라고 했습니다.
정 청장은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진행된 2021년 업무보고 자리에서 여야 의원들의 관련 질의에 이같이 말했습니다.
정 청장은 "65세 이상에 대해서는 다양한 대안을 갖고 전문가 검토를 거칠 것"이라며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노바백스 등을 다 포함해 검토하고 결론을 내리도록 하겠다"고 했습니다.
이어 "화이자 백신의 경우 3월 중 100만 도스(50만명분)가 들어올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한편, 정 청장은 11월 집단면역 형성과 관련한 질문에는 "11월 집단면역을 확보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면서도 "백신 공급 일정, 접종 참여율, 변이 바이러스 등 3가지 변수가 있을 수 있습니다"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