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 이어 미국에서도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뒤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 사례가 나왔습니다.
한 의료 종사자가 알래스카주 주도인 쥬노에 있는 바틀렛지역병원에서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백신을 맞은 뒤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을 보여 입원했습니다가 하루 만에 퇴원했습니다 ‘50대 중년 여성’으로만 알려진 이 사람은 백신을 맞고 약 10분 뒤부터 얼굴이 붉어지는 등 알레르기 반응을 보였습니다.
곧장 응급실로 옮겨졌을 때 이 사람은 호흡이 빨라지고 심장박동도 올랐습니다. 의료진은 알레르기 반응에 흔히 사용하는 에피네린을 투약했고, 이 사람은 하룻 밤을 보낸 뒤 안정이 되어 퇴원했습니다. 다만 알레르기 반응 때문에, 정상적인 경우 3주 뒤에 맞는 백신 2차 접종은 받지 않을 예정입니다.
대변인은 이번 일에 대해 “지역 보건 당국과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습니다”고 합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당국자가 이날 알래스카 사례 관련한 기자회견에 동참하는 등 정부 차원에서도 비상하게 움직였습니다.
화이자는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 전력이 있는 사람은 코로나19 백신 임상실험에서 제외했고, 참가자들 중에 이러한 알레르기 반응은 없었다고 보고했습니다.
미 보건당국은 알레르기 반응 전력이 없는 사람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15분 동안, 전력이 있는 사람은 30분 동안 관찰해야 한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질병통제예방센터는 다른 종류의 백신에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 적 있는 사람도 코로나19 백신을 맞을 수는 있지만 전문가와 반드시 상담하라고 권한다. 음식이나 애완동물 등에 가벼운 알레르기가 있는 이들은 코로나19 백신을 맞을 수 있고, 열이나 피로감, 두통, 주사부위 통증 등 일반적 부작용은 하루 이틀이면 사라진다고 합니다.
미국은 지난 14일 의료 종사자와 요양원 등 장기보호시설 입소자·직원 등을 대상으로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백신 접종을 시작했습니다
.
이 여성의 알레르기 반응은 역시 화이자 백신을 접종한 영국의 의료 종사자 2명이 보인 것과 유사한 과민증 반응인 것으로 판단되고 있습니다. 이 여성은 16일 오전까지도 여전히 상태를 관찰하며 병원에 입원하고 있습니다.
이 여성은 다른 약물에 대해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 이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이 사람이 음식 등 다른 유형의 알레르기를 앓은 적이 있는지는 뚜렷하지 않다고 한 관계자는 전했습니다.
또 다른 한 명은 남성입니다. 16일 백신 접종 뒤 10분 만에 현기증, 목이 칼칼해지는 증세 등이 나타나 응급실로 옮겨졌습니다.
이 남성은 한 시간 안에 정상으로 돌아와 퇴원했으며, 아나필락시스(항원-항체 면역 반응으로 발생하는 급격한 전신 반응)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화이자의 백신은 미국에서 4만여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임상 시험을 거쳤으나 이 과정에서 심각한 부작용이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일부 시험 참가자는 통증이나 발열 등의 부작용을 겪기는 했습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 13일 화이자의 백신을 16세 이상 미국인에게 접종해도 좋다고 승인하면서 심각한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도 안전하게 백신을 맞을 수 있습니다고 밝혔다. 다만 CDC는 이 경우 백신을 접종한 뒤 30분간 잘 관찰하라고 의료진에게 권고했습니다.
NYT는 "연말까지 미국인 수백만 명이 백신을 접종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번 사고는 연방정부 관리들이 (백신의) 심각한 부작용의 징후에 더 신경 쓰게 할 것 같다"고 분석했습니다.
제이 버틀러 CDC 감염병 담당 부국장은 이런 알레르기 반응이 백신 접종을 반드시 보류해야 할 근거가 되지는 않는다고 합니다.